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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 문인 아카이브/기억속의 문인 그리고 성북 : 시인 신경림

[신경림 시인] 기억 속의 문인 그리고 성북 #7 - 한남철 소설가





성북문화재단 도서관본부가 신경림 시인의 기억 속의 문인과 성북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한남첨 소설가에 대한 기억 - 

 



한남철 소설가에 대한 이야기는 참 재미있으면서 무거운 것이 있지


그는 월간 중앙 편집을 맡고 있었는데 정말 거침이 없었어.


마음에 들면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사정없이 퇴짜를 놓았지.


친구들의 소설을 읽고도 재미가 없어!’라고 말하거나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알아 먹을 수가 없네!’라고 말하고는 했었어.


그래서 적도 많았지만, 그 시원시원한 태도 때문에 좋아하는 친구들이 더 많았어.


물론 문인들 중에는 드물게 직장을 가지고 있어서 술 사기를 아까워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남철 소설가를 단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문학주의자라고 할 수 있어.


사람이 아무리 좋아도 작품을 못 쓰면 마주 앉기를 싫어했거든.


그런 그가 나한테 전화를 했어. 창비에 실린 내 시를 보고 연락하는거라면서


'나 한남철이외다시 잘 읽었어요. 내 후배들에게 시란 이렇게 쓰는 거라고 한소리 했지.’


그리고는 바로 술한잔 하자고 불러내더라고. 그렇게 그 사람하고는 십년지기처럼 가까워졌지.


그리고 나 뿐만 아니라 당시에 신문에 홍길동을 연재하던 박연희 작가에게 일면식도 없으면서 편지를 썼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을 쓰는 선생에게 결혼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을 수 없어 소식을 전한다고 말이야.


그러고 둘은 또 아주 친한 사이가 되었지. 그런 그가 간경화로 몸이 많이 망가졌는데,


그 전에 부인이 먼저 많이 아팠어.


부인은 소설가 이순은이었는데 대학교수에 텔레비전 사회자로 엄청 잘나가던 사람이었지.


그런데 지식과 기억을 상실하는 희귀한 병에 걸렸고,


한남철 소설가는 부인 간호를 열심히 하다가 간경화가 심해진거지.


인천 백병원에 입원해 있는 그를 내가 찾아갔었는데 그는 마지막까지 정말 좋은 소설을 쓰고 싶어 했어.


소설이 무엇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아.’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는데,


그 눈물을 도저히 마주보고 있을 수가 없었지.


벌써 오래전 이야기인데도 그 눈물은 내 안에서 떨어진 적이 없어. 지금도 맺혀 있는 것 같아.



 한남철 인물정보

 

 


국어국문학자료사전 : 한남철 소설가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690571&cid=41708&categoryId=4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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