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 시, 담다
아홉 번째 사람책 : 신경림 시인
- 목차
1. 시를 쓰다
2. 시를 바라보다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노래’ 라는 시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이번 성북 사람책도서관의 사람책은 신경림 시인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시를 재미없다, 어렵다고 흔히 생각하는데 그건 시를 ‘공부한다’라는 관념 속에서 읽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신경림 시인은 시를 읽는 것을 ‘시와 같이 논다’라고 생각하라고 말했습니다. 누구한테 따라오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같이 놀면서 재밌다, 라고 생각하는 게 시라고.
장황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짧은 말로 가장 힘 있게, 자기 말을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바로 시죠. 가난한 사랑노래를 쓸 당시 신경림 시인은 길음동에 살면서 가난한 사람들, 젊은이들을 많이 만나고 가난하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 젊음이라는 게 무엇인가를 고민했다고 합니다.
시를 가지고 서로 소통하고. 그래서 저는 여러분에 게 시를 좋아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시를 좋아하면 정말로 서로 상방을 이해하고, 감정을 이해하고. 연애할 때도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신경림 시인과 팟캐스트에서 시와 같이 놀아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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