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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의 마음을 담은 서재

[2024년 10월 서평] 성북문화재단 성북구립도서관 사서들의 서평 | 사서의 마음을 담은 서재

나쁜 책 - 금서기행

서명  | 나쁜 책 - 금서기행

저자  | 김유태

발행  | 글항아리, 2024.

  

“세상이 감추려했던, 두려워했던, 불편해했던 것들에 관한 이야기 ”

  우리가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갖고 싶은 이상향의 문명사회, 눈이 부신 아름다움, 따뜻한 인간 관계, 그리고 이를 얻기 위한 과정. 이를 봄으로써 문명사회가 이룩한 성과와 이 사회가 우리에게 바라는 삶의 방향성을 보게 되겠죠. 하지만 현실의 이면은 그렇지 않습니다. 폭력에 노출된 개인과 추악한 욕망, 부조리한 사회모습이 지금 현실의 모습일지 모릅니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금서로 지정하며 숨겨두었던, 어쩌면 그로인해 더 유명해졌던 30개의 책을 소개합니다. 여기서 소개되는 책들은 이제 교양인이라면 누구나 보았을 책들도 있지만, 지금은 구할 수 있음에도 독자로 하여금 상당한 불편함을 안겨주는 책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복잡한 세계를 더 깊게 이해하고 싶은 당신이라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을 찾아볼 것을 권합니다. 그 속에 이 사회가 감추려했던, 두려워했던, 불편해했던 현실이 담겨 있습니다.

 

기억나요?

 

서명  |  기억나요?

저자   시드니 스미스 글·그림

발행  |  책읽는곰, 2024.

 

‘그래요, 꼭 기억할 거에요.’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두런두런 이전의 기억을 꺼내 이야기합니다. 떠들썩하고 유쾌하게 말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깊은 바닷속같은 축축하고 무거운 분위기도 아닙니다. 그저 담담하게 기억을 천천히 내어놓습니다. 사실 실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저 옆에 있는 이에게, 그리고 나에게 그 기억을 재료 삼아 어떤 감정을 전달하고 싶을 뿐. 따뜻함, 아련함, 희망, 두려움.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또한 언젠가 감정을 품은 기억이 되어 다시 찾아올 것입니다.
  시드니 스미스의  「기억나요?」는 모자가 어두운 방에서 침대에 누워 이전의 기억을 나누며 시작됩니다. 지금은 곁에 없는 이와 함께 했던 따뜻한 기억을 모자는 조곤조곤 꺼내어 놓습니다. 이 책을 보면 제가 겪지 않았던 일임에도 깊은 공감 속에 모자를 조용히 응원하게 됩니다. 순간순간의 모습으로 표현된 기억, 어두움을 걷으며 떠오르는 밝은 태양의 모습. 시드니 스미스는 상황을 그리지만 그 너머의 감정을 보다 크게 전달하며 보는 이의 마음을 조용히 흔들어 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