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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 문인 아카이브/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 시인 조지훈

[조지훈 시인]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9 – 박나훈 안무가

 

성북문화재단은 청록집 발간 70주년을 맞아 성북 주민들이 바라보는 조지훈 시인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박나훈 안무가가 재해석한 조지훈의 시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 

(그림 1) 박나훈 안무가

 

박나훈 안무가는 기준 무용의 경계와 틀을 깨는 동시대의 춤(Contem-porary Dance)’확산에 기여하며, 자기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창작 및 공연을 이어온 안무가다작품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은 조지훈의 시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을 바탕으로 하여 장소특정적인 무용을 보여준다조지훈의 작품 중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던 이 시에서, 그는 동물의 원초적인 몸짓이나 존재에 대한 갈망 등을 느낄 수 있었다이러한 감흥을 가지고 조지훈과 연관성이 깊은 방우산장, 조지훈 집터와 주변 골목, 심우장 등의 현장을 다니며 살아있는 춤을 췄고, 그 춤을 현장의 소리와 함께 영상으로 담았다.

 

(그림2) 박나훈 안무가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안무 영상

 

그리고 그의 움직임을 전시 현장으로 끌고 들어왔다. 인공의 산물이지만 용도에 따라 인격화될 수도 있는 형광색의 소쿠리를 들고 춤을 추기도 하고, 어떤 장소에서는 그곳에 설치된 의자를 이용하기도 하며, 어떤 곳에서는 그저 탐색하기도 했다박나훈 안무가에게는남도의 섬같았던 성북동을 다니면서 마주쳤던 각각의 장소들은 조지훈 시의 한 구절처럼 바다가 보이는 언덕으로 다가왔고, 그의 시들이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었을 거라 직감했다. 그리고 조지훈이라는 인간의 외로... 조지훈이 거닐었을 성북동의 여러 장소들, 그리고 그 흔적을 찾아 박나훈 안무가가 다녔던 길들을, 관객들도 함께 따라가며 조지훈의 인생과 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그림3) 2016년 성북문인사기획전 오프닝 행사 공연 사진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

나는 아직도 작은 짐슬승이로다.

 

인생은 항시 멀리

구름 뒤에 숨고

 

꿈결에도 아련한

피와 고기 때문에

 

나는 아직도

괴로운 짐승이로다


모래밭에 누워서

햇살 쪼이는 꽃조개 같이

 

어두운 무덤을 헤매는 망령인 듯

가련한 거이와 같이

 

언잔가 한번은

손들고 몰려오는 물결에 휩싸일

 

나는 눈물을 배우는 짐승이로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

 

 

작가정보 

성균관대학교 무용학과 및 한성대학교 예술대학원 졸업, 성균관대학교 공연예술 협동 박사과정 수료, 현재 박나훈 컴퍼니 대표, 미국 샌프란시스코 Odc 컴퍼니 협력안무가로 활동, 동아 무용 콩쿠르 은상(1998) 수상, 문예진흥원 신진예술가(2003), 평론가가 뽑은 젊은 안무가(2004), 대한민국 무용대상 베스트 7(2014) 선정 / 안무 : 박나훈, 영상촬영 : 박영훈, 영상 연출 및 편집 : 한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