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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서평

[12월 서평] 성북문화재단 성북구립도서관 사서들의 서평 흰 개 서명 : 흰 개 저자 : 로맹 가리 발행 : 마음산책, 2012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콩쿠르상을 받은 작품 [자기 앞의 생]을 썼다는 사실은 ‘책 좀 읽었다’ 하시는 분은 알고 계실 것이다. 이 소설은 자전적 소설로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1962)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지만, 개인적으로 로맹 가리의 작품 중 손꼽힐 만큼, 작가의 치열하며 논리 정연한 고뇌가 담겨있는 작품이다. 진 세버그와의 결혼생활과 인권운동, 배우 동료들 및 지인들에 대한 작가의 소회가 솔직하다. ‘솔직하다’고 표현한 데에는 로맹 가리가 진 세버그와 같은 생각을 한 것만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더 많은 작품을 남기지 못하고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까만 크레파스와 하얀 ..
[11월 서평] 성북문화재단 성북구립도서관 사서들의 서평 돼지 이야기 서명 : 돼지 이야기 저자 : 유리 발행 : 이야기꽃, 2013 은유 작가의 한 칼럼 중 기억에 남는 문구가 있습니다. ‘우리 생활 터전이, 문명의 편리가 누군가의 죽음에 빚지고 있음을 기억하도록’ 지금의 편리를 포기하고 예전의 불편으로 돌아갈 만큼의 결심은 쉬이 서지 않더라도. 나의 빚짐이 현재 진행형이라면 그 현재를 바라보고 사유하려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유리 작가의 ‘돼지 이야기’는 알고 있었지만 굳이 떠올리지 않았던 ‘어떤 당연한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무엇도 바꿀 수 없을지 몰라도, 사유하는 내가 있다면 어떤 무엇은 바뀌었을지 모릅니다. 우리 괴물을 말해요 서명 : 우리 괴물을 말해요 저자 : 이유리, 정예은 발행 : 제철소, 2018 인간의 힘으로 어쩌지 못..
[9월 서평] 성북문화재단 성북구립도서관 사서들의 서평 짐승의 시간 서명 : 짐승의 시간 저자 : 박건웅 발행 : 보리, 2014 작성 : 성북구립도서관 종암동새날도서관 최현준 영화 남영동 1985와 연계된 작품인 짐승의 시간은 고 김근태 의장이 1985년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사건으로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남영동 인권센터)에 끌려가 22일 동안 고문을 받은 사건을 주제로 다룬 작품이다.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면서 고문을 통해 강제로 진술서를 쓰게 하고 가족들, 외부의 접촉과 차단되게 한 채로 육체적, 정신적인 괴롭힘을 가하는 것은 마치 일제강점기 경찰들이 독립운동가들을 강제로 고문하는 것과 같아 보인다. 또한,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발생한 사건들의 주범이 평범한 가정의 아버지이고 종교를 믿는 신자라는 점에서 인간의 이중성을 실감 나게 한다. 더불어 민주주..
[8월 서평] 성북문화재단 성북구립도서관 사서들의 서평 지금은 없는 이야기 서명 : 지금은 없는 이야기 저자 : 최규석 발행 : 사계절출판사, 2011 작성 : 성북구립도서관 해오름도서관 박현수 지금까지 청년들에게 아프고 힘든 것은 자신이 처한 것에 대한 개인의 불만으로 인한 것이므로 타인과 타협하고 사회에 공존할 것을 강조하던 기존의 책들과는 달리, 최규석 작가는 사회구조나 체제의 문제점은 간과한 채 모든 것을 개인의 탓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프레임에 제동을 거는 새로운 우화들을 이 책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냠냠 빙수 서명 : 냠냠 빙수 저자 : 윤정주 발행 : 책읽는곰, 2017 작성 : 성북구립도서관 해오름도서관 홍해림 북극곰은 고향에 돌아갈 수 있을까요? 뜨거운 여름에 시원하게 냉방된 집에서 먹는 빙수 한 그릇은 인간들에겐 소소한 일상이지만, 동물들에..
[7월 서평] 성북문화재단 성북구립도서관 사서들의 서평 딸에 대하여 서명 : 딸에 대하여 저자 : 김혜진 발행 : 민음사, 2017 작성 : 성북구립도서관 아리랑정보도서관 사서 박인영 가정 하나: 그건 우리 가족 일이예요 이 말에서부터 시작된 가정의 모든 문제는 가족이 짊어지는 방식으로 외면되다 이제 그들이 수용하던 범위를 넘어서 우리 사회 각 방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가정 둘: 너희가 가족이 될 수 있어? 대가족관계에서 그 중 일부로 구성된 관계여도 가족은 가족이다. 애증에 휘말린 관계 속에서 어느 만큼의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는지. 내 부모님이, 내가, 바로 당신이, 이 경우의 어느 상황 속에 처한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가정 셋: 불행하지 않다면요? 누구나 각자 살고 싶은 삶이 있는 거잖아요 아직까지 고정된 여러 관계와 관념을 떨쳐내고 온전히 객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