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성북구 한 책 읽기]올해의 한 책이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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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문화재단의 '문인사 기획전'은  성북에 기반한 문인들 중 당대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인물을 매년 한 분씩 조명하는 자리입니다. 2015년은 신경림 시인, 2016년은 조지훈 시인, 2017년은 황현산 문학비평가를 조명해보았으며 2017 성북문인사 기획전의 황현산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자 합니다.

 

 

 

[황현산 문학비평가] 밤이 선생이다 #1 – 황현산을 만나다① 

[황현산 문학비평가] 밤이 선생이다 #2 – 황현산을 만나다② 

[황현산 문학비평가] 밤이 선생이다 #3 – 황현산을 만나다③   을 읽어보세요


 

 

 

 인터뷰: 황현산을 만나다 4. '포스트 휴먼' 시대의 인간성

 

 

오늘날 인간다움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인류의 역사를 통시적으로 훑어보다 보면 인간다움의 이념을 둘러싼 어두운 역사가 차고 넘칩니다. 뿐만 아니라 첨단 과학기술 및 생명과학의 발달로 인해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인간다움의 일반적 이미지는 점점 해체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포스트 휴먼에 대한 상상력, 인간 이후에 대한 고민과 사색의 깊이가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혼란스런 상황에서 과연 인간다움의 가치란 무엇일까요?

기술발전과 함께 인간이 비인간화 되어 있다는 말을 가끔 하는데 나는 그 이야기가 정말 옳은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인간들은 옛날부터 잔인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비인간적인 일이 끊이지 않았죠. 가령 프랑스라고 하는 나라 역시 우리가 사는 나라와 다르지 않습니다. 나쁜 사람, 좋은 사람도 있고 가난한 사람도 부자도 있고, 비참한 일도 있으며 우리가 겪고 있는 갈등도 다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처음 불문학 공부를 할 때에는 프랑스가 가지고 있는 이상과 프랑스를 혼동했어요. 프랑스가 내세우는 얼굴과 진짜 프랑스를 잘못 생각하고 있었죠. 우리가 옛날에 관해 생각할 때도 그래요. 옛날이 훨씬 더 인간다웠다고 할 때 우리는 자주 혼돈을 하고 있어요.

 

가난한 농촌에서 성장한 저는 지식과 과학이 우리를 훨씬 잘 살게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인 면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생활, 사회 발전, 우리들의 도덕적, 물질적인 감정과 같은 것들도 드높였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굉장히 현대주의자입니다. 지식이 결국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오늘날 인간과 로봇의 구분이 없어지거나 인간 자체를 개조하는 등의 일이 서슴없이 일어나는 상황에서도 과학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적 조건을 가지고 우리의 삶을 조금씩 개선해 왔지요. ‘역사라는 것은 인간적 조건속에서 얼마나 잘할 수 있는가의 문제일 텐데, 인간의 조건 자체가 없어져 버리는 세계가 오면 그때는 무엇을 인간이라 부를지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SF 장르물 등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주제가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기계라는 모티브입니다. 인간과 기계의 깔끔한 분리선은 점점 먼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매트릭스>와 같은 영화에서 본 것처럼 인간과 기계가 적대하고 살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꼭 그러진 않을 것 같아요. 기술의 발전과 함께 그 기술을 제어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도 같이 발전할 것이라 봅니다. 조금은 낙관적으로 생각합니다.

 

미셸 우엘벡의 <소립자>와 같은 소설을 보면 아예 인간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간을 기계로, 다른 존재로 바꿔야 한다고 소설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최초의 무기질이었던 생명이 유기질이 되고, 그것이 인간이 되어 이제까지의 문명을 만들어낸 과정 자체가 크게 보면 생명, 인간의 승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까지의 인간 개념을 폐기하고 인간이 다른 존재가 된다면 그것은 진화 과정에서 하나의 거대한 단층(斷層)일 텐데, 이 단층이 실제로 올 것인지 또 그 단층에서 인간이 어떻게 맞대응을 할 것인지의 여부는 아마 그 시대가 되어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로 축약되는 기술발전 덕분에 앞으로 늘어나게 될 여가시간 앞에서 인간은 어떤 대응을 취하게 될런지요. 늘어난 여가시간이 모두에게 골고루 분배될까요? 인간들 사이의 계급적 문제들이 보다 첨예해지지는 않을까요?

80년대 한국에 백색 전화기와 청색 전화기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전화가 귀해서 동네에 겨우 한 대 정도였는데 백색전화기는 팔 수가 있었어요. 전화기 한 대에 몇 백 만원씩 호가했는데, 나중에 새로운 방식의 전화기 기술이 나오면서 백색 전화기를 비싸게 팔려고 했던 사람들이 망했어요.

 

기술이 발전하고 다른 방식의 문명, 가령 4차 혹은 5차 혁명이 일어나면 빈부 자체의 의미가 없어지는 세계가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터뷰 참여자:

김소원 성북예술창작터 큐레이터

김주영 아리랑정보도서관 관장

김호진 아리랑정보도서관 사서

이종찬 문인사 기획전 아카이빙 코디네이터

장유정 성북예술창작터 큐레이터

Posted by 도서관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