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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 문인 아카이브/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 시인 조지훈

[조지훈 시인]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3 – 박미산 시인

성북문화재단은 청록집 발간 70주년을 맞아 성북 주민들이 바라보는 조지훈 시인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성북동 36년 주민이자 시인 박미산 

  

안녕하십니까? 저는 시를 쓰는 박미산입니다. 저는 조지훈 선생님과 직접적인 인연은 없습니다만 조지훈 선생님께서 고려대민족문화연구소 초대 소장을 지내셨거든요. 그 건물에서 2년 동안 박사 논문을 썼고 박사 학위를 받아서 지금 선생님이 근무하시던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나에게 조지훈 시인은  

저는 선생님과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성북동에서 36년을 살았고요, 남양주 〈2회 조지훈문학제〉 창작지원상을 받았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조지훈의 시 

선생님이 혜화전문학교를 졸업하시고 바로 오대산 월장사로 가셨어요. 오대산 월장사에서 비승비속(非僧非俗)의 생활을 하셨죠. 그때 쓴 시들을 가장 좋아합니다21연의 짧은 한시 형태로 경치를 이야기하는데 그 속에 선생님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습니다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게 산방이라는 시 입니다산방이라는 시를 보면 자연을 이야기해요. 겉으로는. 뭐든 게 다 자연입니다그렇지만 그 속에는 선생님의 그런 의중이 다 담아 있어요선생님은 선비 정신을 가지고 계신 분이죠선비 정신이라는 것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그 시대를 가는 그런 선비정신입니다산방에는 그런 선비정신이 아주 깊게 담겨 있습니다그래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가 산방 입니다산방에 대해서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산방山房

 

닫힌 사립에

꽃잎이 떨리노니

 

구름에 싸인 집이

물소리도 스미노라.

 

단비 맞고 난초 잎은

새삼 치운데

 

볕 바른 미닫이를

꿀벌이 스쳐간다.

 

바위는 제 자리에

옴찍 않노니

 

 푸른 이끼 입음이

자랑스러라.

 

아스람 흔들리는

소소리 바람

 

고사리 새순이

도르르 말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