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문화재단 도서관본부가 신경림 시인의 기억 속의 문인과 성북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김관식 / 천상병 시인에 대한 기억 |
하루는 천상병 시인하고 김관식 시인 집에서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잤거든. 그런데 다음날 천상병 시인이 나한테 이러는 거야. ‘오늘 나만 따라다니레이. 술 실컷 먹여주꾸마’ 나는 신이 나서 따라나섰지. 그랬더니 동대문에 있는 고서점으로 나를 이끌더라고. 그때만해도 다 읽은 책을 고서점에 내다 팔고 술마시는게 일상이었으니까. 그렇게 앞장서서 가던 천상병 시인이 고서점에 들어가서는 ‘내 귀한 책 가져왔으니까 값을 잘 쳐주시오!’이러면서 종이봉투를 당당하게 내미는 거야. 그런데, 주인이 종이봉투를 여는데 헌 원고지가 나오더라고. 천상병 시인은 당황해서는 ‘이럴 리가 없다. 분명히 내가 그 책을 찾아 여기 넣었단 말이다.’라고 하더라고.. 알고봤더니 천상병 시인이 김관식 시인 서재에서 값나갈만한 책을 찾아서 봉투에 넣어 놓았는데, 김관식 시인이 그걸 알고 헌원고지로 바꿔치기를 한거지. 결국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김관식 시인 집으로 쳐들어갔지. 천상병 시인은 화가 나서 씩씩 거리고, 김관식 시인은 웃으면서 ‘너희들 다리품 헛판게 불쌍해서 내가 술을 사마’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날도 밤새도록 같이 술을 마셨어. 그때는 그런 시절이었거든. 작은 일에도 웃고, 성내고, 울다가 또 술 마시고 눈 뜨면 또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그래도 전혀 아깝지 않아. 그 속에서 우리는 있는 힘을 다해서 쓰고 살았거든.
출처 |
*천상병 이미지 -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576143&cid=59013&categoryId=59013
*김관식 이미지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08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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