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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 문인 아카이브/기억속의 문인 그리고 성북 : 시인 신경림

[신경림 시인] 기억 속의 문인 그리고 성북 #1 - 조지훈 시인

성북문화재단 도서관본부신경림 시인의 기억 속의 문인성북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조지훈 시인에 대한 기억

 

밤늦게 집에 들어가다 조지훈 시인 집 앞을 지나잖아. 혹시라도 불이 켜져 있으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거기로 가는 거야. 문을 두드리면 키 큰 양반이 나와. 조지훈 시인이 키가 컸거든그럼 거기서 또 마시고 자는 거야. 원래부터 그런 것처럼아침이 되면 사모님이 아침식사까지 차려주고 그랬지몇 명이 들이닥쳐도 한결같이 말이야성북동을 지나다 문득 그 집 근처를 지나면 생각나이제는 허물어지고 없어졌지만기억, 지난날은 그 자리 그대로니까.

 

 

 

 

 

 

 

 


조지훈의 시

승무

얇은 사 하야인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각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출처

*신경림 이미지 - 경향신문

 

*조지훈 이미지 - 네이버 뉴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037&aid=000002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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